| 그런 예수는 없었다. 나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적나라하게 조명해 주었던 <예수는 없다>의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뒤의 느낌은, 말 잃음이었다. ‘불립(不立)문자’다.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시야를 가리는 어떤 장애물도 놓여 있지 않은 빈 공간. 저만치서 땅과 하늘이 맞닿는 트인 공간을 말간 바람만이 메우고 있었다. 적막했지만 폐부를 관통하는 시원함에 누구에게라도 이 홀가분함을 소리쳐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 누구 하나 나의 외침을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희열과 고독과 부끄러움이 한자리에 있었다. -본문 가운데- 순복음 교인이었던 성소은 씨는 ‘진정 나는 무엇이고 하나님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고자 비구니가 됐다. 책은 성소은 씨가 3년간 수행하며 얻은 깨달음을 담은 영적 여행기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교회 목사의 말씀에 순종하고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맹목적인 믿음에서 벗어나, <성경>이 말하는 진짜 ‘진리’와 이를 통한 ‘자유’를 구하는 신앙인의 치열한 구도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저자는 “어린 시절 엄마의 손에 이끌려 저자는 처음으로 교회에 발을 디뎠다. 박수로 맞이하는 환영 인사와 달콤한 사탕이 좋았지만 우리 모두가 죄인이며 이 원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다”고 말한다. 저자는 죄 사함을 받기 위해 줄곧 주일을 목숨처럼 챙기고, 주일헌금과 건축헌금을 성실하게 내며,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쌍한 영혼들을 구하기 위해 전도에도 나섰다. 믿는 만큼 알아서 복 주시는 하나님 덕분에 저자는 승승장구 하는 일마다 잘 풀렸다고 말한다. 저자는 “언제부터인가 겉으로는 성실한 기독교인일지 모르지만 불신자들에게는 영적 우월감을 느끼고, 자신의 안위와 세속적인 성공을 위한 도구로 ‘오직 예수’를 외치기 시작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신앙을 되찾기 위해, 하나님을 믿고 그 믿음에 대한 대가로 복을 구하는 교회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주는 자본주의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을 바른 이해로 인도하는 하나님을 스스로 찾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노정에서 불교를 만났습니다.” 참선ㆍ수행으로 ‘참나’를 찾아가는 수행자의 삶은 저자를 ‘진정 나는 무엇이고, 하나님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답으로 서서히 인도한다. 종교 간의 벽을 넘어서 진리를 찾기 위해 불교의 가르침을 내면화한 저자는 행자 생활을 마치고 비구니가 되어, 마침내 교회가 아닌 선방에서 하나님과 자신이 둘이 아니며 결국 하나임을 깨닫는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짜 하나님을 만난다. 책 제목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하나님에 이르는 길이 교회 목사 말씀처럼 결코 십자가 아래에서만 이루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으로 불교를 통해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나와 다른 종교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배척하고 전도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신앙을 나의 신앙을 비추는 거울로 삼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제일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며, 자비를 설하신 부처의 말씀을 따르는 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인과 불자의 수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진정 행복을 느끼지
비구니가 되어 진정한 하나님을 만나고 마음의 평화를 찾은 저자는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마음을 닦는다고 고백한다. <예수는 없다>의 저자 오강남 교수(加 리자이나대 명예교수)는 “지금 한국의 경우 불교와 기독교가 대화와 협력 관계라기보다 오히려 독백과 적대 관계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불교 기독교 간의 이런 부정적인 관계가 불가피한 현실이 아니라는 것, 두 종교가 화합하고 협력할 때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의 생생한 수행기를 통해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 성소은의 책을 추천했다. 상도선원 선원장 미산 스님도 추천사에서 “저자의 종교 순례 여정이 한편의 소설처럼 맛깔스럽게 묘사되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든다. 진리 추구에 목마른 구도자의 신앙 고백이며 영적 순례기”라며 “책은 ‘너는 완전히 틀렸어, 나만 옳아!’라는 편협한 태도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일깨우는 데 꼭 필요한 책”이라고 말했다.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성소은 지음┃삼인┃1만3000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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